과일값이 왜 갈수록 더 높아지는 요즘, 저렴한 가격에 흠집난 못난이 사과를 구입했어요. 처음에는 살짝 구멍나보이고 쭈굴 한듯한 사과 겉모습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한 입 베어보자마자 그런 걱정은 사라졌답니다.
못난이 사과는 외모와는 달리 생각 이상으로 달콤하고 아삭한 맛을 지니고 있었는데요. 정말 오랜만에 먹어보는 사과맛에 한 입 베어볼 때마다 새콤달콤 맛있었어요.
처음 못난이 사과를 손에 쥐었을 때, 푸석한 껍질 주름과 흠집이 보이는 외관으로 확실히 상품성이 있는 평범한 사과와는 달리 정말로 못난이처럼 보였지만 가격과 맛을 따져보면, 결코 못난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사과가격은 10개에 만원이었는데 서비스로 한 개 더 챙겨주셨답니다. 지난 설 명절 때 그 흔한 사과선물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면 말다 한 거겠지만, 비싸면 당분간 먹지말자 주의라 버티고 버텼건만 사과 가격이 떨어질 생각이 없는 듯 오히려 더 치솟는 가격에 대실망이었어요.
그렇게 몇 개월을 못 먹던 사과맛이었기에 얼마나 기대가 되던지.. 사과를 자르는 순간, 달콤한 향기가 나와 가슴까지 두근거릴 일이냐며.. 한 입 먹자마자, 과일가게에서 신선하게 판매하는 고가의 사과보다 더 맛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새콤 달달하니 아삭한 식감이 입안에 가득 채워지는데, 흠집이 있는 못난이 사과면 어때 각기 다른 크기와 모양의 흠집들이 자연에서 자란 증거라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욱 유기농 사과같이 느껴지기도 했으니 말이죠.
맛있는 사과를 먹으며, 내가 지불한 만원의 가격을 떠올려 보는데 너무나 만족스러운 것. 앞으로 못난이 사과만 더 찾아다니는 거 아닌가 모르겠어요.
못난이 사과 판매하던 아저씨가 말씀하시길 단지 작은 흠집하나로도 상품가치성이 떨어지는 거라서 제값 주고 깨끗한 사과를 먹느니 흠짐 조금 있더라도 저렴하게 많이 사 먹는 게 소비자들에게도 더 이익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소비자 입장에선 그저 싸고 맛있는 것을 찾기 마련이니 이렇게 경험한 이 특별한 맛을 다른 이들과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랴부랴 블로그에 작성하게 되었네요. 흠집 난 사과라고 해서 못난이 사과라고 무시하면 안 될 거 같아요. 맛을 보물이니까요.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특히 사과 좋아하시는 분들은 흠집 있고 못난이 사과라고 불리는 사과 먹어보면 저처럼 외모로 판단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거 같아요.